서울의 밤은 지나치게 밝다. 아무렇게나 밝힌 그 빛에 짓밟힌 내 마음 또 내 몸 지쳐가 모두 흐르는 강처럼 고요하다면 참 쉽겠지만... - Gehrith Isle, <B My Soul>에서


kpital이 누구야?

이야기를 이어 가려면, 우선 kpital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겠지. 이번 앨범의 Excevutice Producer를 맡은 타일뮤직의 전수영씨가 쓴 글이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서울의 밤을 부유하는 청춘들의 Urban Night Sonata.
“우리 삶에 멈춤은 없어. 아, 물론 신호준수”

아무런 정보가 없는 신예 아티스트를 씬에 소개하는 일은 무척이나 설레는 일임이 분명하지만, 언제나 그 과정 전체가 상당히 고민스럽고 충분히 고된 일이기도 하다. 프로듀서이자 DJ인 캐피탈은 한국 힙 합 씬에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이름이다. 자체적으로 제작해 발표했던 몇몇 디지털싱글을 제외하면, 지난 2009년 제천영화제 기념음반에 참여한 것이 씬에 정식으로 선보인 첫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와일드카드>의 OST ”형사 중의 형사”를 강렬한 힙 합 곡으로 리메이크한 당시 작업은 가리온의 나찰이 애잔하면서도 박력넘치는 래핑을 보태며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타일뮤직과는 데모를 통해 인연이 된 캐피탈은, 이후 제법 오랜 기간동안 비트를 쌓아두며 솔로 프로듀싱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를 했다. 앨범의 방향성과 전체적인 그림을 한참이나 고민하던(이라고 쓰고 무위도식하며 술을 마신.다고 읽는) 캐피탈은 어느 여름 밤, 한강변에서 캔맥주를 든 채 휘청거리며 주정뱅이 아저씨 흉내를 내다가 정말 우연히도, 1번 트랙이 된 “Urban Night Sonata”를 대충 구성하게 된다. 마침 우유부단한데다 할 말도 별로 없던 차라 우연히 줍게 된 비트를 앨범의 전체적인 컨셉으로 울궈먹고자 작정한 그는, 대충 찍은 비트와 함께 “서울이라는 특수한 공간이 가지는 다양한 밤의 모습과 그 밤 안에서 벌어지는 무수한 인간 군상-우리의 삶에 대해 폭 넓은 감성으로 접근하는, 하지만 컨셉적인 일관성을 느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4번 읽어도 잘 이해하기 힘든 메일을 회사에 보내게 되고, 메일을 보고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한 타일뮤직 대표로부터 (좋은 말인 것 같으니) 앨범 제작을 진행해도 좋다는 허락을 받는다.

마침 같은 소속의 레게밴드 소울 스테디 락커스의 리더인 준백에게서, 독특한 보이스와 플로우 뿐만 아니라 극악한 가사전달력으로도 약간의 이름을 얻은 게리스 아일(Gehrith Isle)을 소개받은 상태였던 캐피탈은 회사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얼른 앨범을 내야겠단 생각으로 작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간결하면서도 웅장하고, 비어있는 듯 하면서도 완성도 높은 Neptunes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캐피탈과, 보이스 톤에서 Q-Tip이 살짝 연상되는 게리스 아일의 만남은 꽤 재미난 조합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군상들의 삶이 담긴 서울의 밤이라는 공간/개념에 대한 이들의 접근은 다양한 방법을 차용한다. 이들의 음악은 진지하면서도 담담하고, 애잔하면서도 따뜻하다. 때로는 과격한 공격성을 드러내다가도 또,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건전하다. 다양한 감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에 커다란 도움을 준 Agnes, narh, 1000U 등은 적절한 장소에서 적절한 방법으로 캐피탈의 짐을 덜어줬다. 또한, 소녀시대, 카라, f(x)등 다양한 가수들과 작업한 작곡가 황현이 리믹스한 컨셉 타이틀 “Urban Night Sonata (떨리는오후RMX)”는 앨범의 마지막에서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좋은 아티스트의 조건 중 하나로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 컨셉이나 메시지를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일관되게, 깊이있게 변주해가는 능력이 아닐까 한다. 그런 면에서, 아직 여러가지로 신선한 풋내가 나는 이 앨범을, “캐피탈과 그 친구들”의 앞날을 기대하게 만드는 일종의 될성부른 떡잎으로 읽는 것도 우리 식구에 대한 눈 먼 애정에 기인한 오독만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음악인생이 “우리 삶에 멈춤은 없어. 아 물론 신호준수, 그 외 모든 교통법규 준수”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타일뮤직 전수영



자, 그럼 일단 노래 한 곡 듣고





이쉑, 뜬금없이 웬 버벌진트 노래냐? 라고 할 수 있지만 위의 노래, <2008 대한민국>에서 인트로와 브릿지를 담당하고 있는 랩퍼, Gehrith Isle이 지금 내가 소개하고 있는 앨범, <Night Clips>에서 거의 모든 랩을 담당했다. (앨범 표지부터 적혀있다. kptial Ft. gehrith isle)  따라서 조금 맛을 보여주는 게 좋겠다 싶더라.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서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찾아 들을 것이고, 그렇다면 힙합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과 그냥 그러려니 하는 사람들에게 이 음반을 알리는 것이 내가 해야할 일 아니것나.  



자, 앨범 첫번째 트랙인 <Urban Night Sonata>다. 리듬 중심의 힙합에서 한 발 정도 옆으로 벗어난 것 같은 <Urban Night Sonata>의 느낌은 앨범 전체를 관통한다. 누구나 들어보면, 기본적인 힙합 리듬에 일렉트릭 사운드가 살짝 가미된 것인지, 힙합 리듬과 전자 음악적 요소가 적절히 섞여 있는지 알 수 있겠지만, 내가 들어본 바로는 kpital의 음악은 후자다. 

여기에 단순 피처링으로 앨범에 참여한 것으로 볼 수 없는 Gehrith Isle의 랩이 추가되어, kpital의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 건지, 어떤 스타일의 음악을 가장 잘 하는지 헷갈린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추측이나 아마도 kptal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가장 잼있게 할 수 있는 음악은 <Urban Night Sonata>, <Handz up> 또는 <B My Soul>과 같은 음악 아닐까. 

UMC나 버벌진트 같이 신랄하고, 통쾌한 랩은 없지만 서울의 밤이 가져다 주는 '외로움'과 '공허함' 그리고 남들과 좀 다르게 살아가는 그들의 방식이 Gehrith Isle의 랩과 kpital의 음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for your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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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in : 리뷰/도서/음악 at 2011.03.13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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